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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토록 세련된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기사승인 2020.03.11  20: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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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어워즈를 휩쓴 이 작품, 한 번 더 부른 이유

요즘 공연문화의 외국 진출 사례가 많아졌다. 한국 공연의 판권이 해외로 넘어가거나 한일 혹은 한중 합작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경우다. 특히나 초연의 경우 더더욱 해외 공연의 가능성이 열려있어 염두에 두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경우는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가상의 나라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왕조인 조선의 시대상을 뼈대로 가지고 있고, 시조를 이념으로 삼다 보니 은율로 이루어진 가사들은 힙합 랩처럼 들리기도 한다. 굳이 번역을 시도한다면야 못할 일도 없지만, 쉬운 일처럼 보이진 않는다.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시조’가 국가 이념인 상상 속의 조선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역모 사건으로 인해 시조 활동이 금지돼 백성들은 몰래 시조를 읊지만 그들의 고단함과 삶의 역경은 쉽게 묻어지지 않는다. 다니는 곳마다 사고 만발에 ‘후레자식’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단’은 제일가는 시조꾼 ‘진’을 만나고 국봉관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단은 아버지의 과거와 탈 속에 정체를 감추고 양반들의 악행을 파헤쳐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조직된 비밀시조단 ‘골빈당’에 대해서 알게 된다. 왕은 백성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조선시조자랑을 개최한다. 한편, 왕의 비선실세이자 시조대판서인 홍국은 자신에 대한 악덕한 소문을 퍼트리고 다닌다는 이유를 들어 골빈당을 잡으려는 음모를 꾸민다.

극은 필수 불가결의 권선징악으로 흘러간다. 여기서 초반에 언급했던 왜 ‘사극’이 메인 소재여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어느 정도 풀린다. 이것은 한민족의 ‘한’이며 ‘흥’이다. 배경은 조선 시대를 바탕으로 하지만 현재에도 미래에도 충분히 공감을 이끌 수 있는 ‘행복할 권리’와 ‘평등한 세상’을 노래한다. 그리고 이 작품은 무대 예술의 역할을 다시금 되짚어주고 있다. 백성들을 대변하여 이야기를 전하는 국봉관의 인물들처럼, 현재 공연은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어야만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2019년, 공연 막바지에는 매진 행렬을 잇고 연말에는 각종 뮤지컬 어워즈를 휩쓴 이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현대와 과거를 넘나드는 재치 있는 유머와 눈이 즐거운 현란한 안무들은 사극의 고리타분함을 단번에 타파해버린다. 그렇다고 웃음에만 초점 맞추지 않고 적절히 스토리를 섞었다. 과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적절히 녹아내어 퓨전 사극이 주는 낯선 부담감을 주지 않는다. 젊은 크리에이티브와 노련한 피엘엔터테인먼트가 2년간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 작품은 쉽게 찾아보기 힘든 귀한 작품인 셈이다. 12개의 국악기, 22개의 클래식 오케스트라, 7개의 밴드 악기가 어우러진 음악 속에는 실제 국악 장단과 현대 음악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캐스팅 보드를 보면 앙상블 하나하나에 이름이 다 지어져 있다. 구석구석 안 보이는 곳까지 애정이 가득 담긴 이 무대는 관객들의 사랑을 꾸준히, 계속 받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오는 4월 26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윤현지 기자 newstage@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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